"서버(또는 PC) 팬 소리가 너무 커요. 온도가 90도를 찍어요."
먼지를 청소했는데도 온도가 잡히지 않는다면, 범인은 십중팔구 말라비틀어진 써멀 그리스입니다.
쿨러를 떼어내고 새 써멀을 바르려고 할 때, 인터넷을 찾아보면 의견이 갈립니다.
"가운데 콩알만큼 짜라", "카드로 얇게 펴 발라라", "X자로 짜야 한다"
도대체 무엇이 정답일까요? 일반 PC부터 대형 서버 CPU까지, 온도를 확실하게 잡는 도포 방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써멀 그리스, 왜 바르나?
CPU의 윗면(히트 스프레더)과 쿨러의 바닥면은 눈으로 보기엔 매끈한 금속 같습니다.
하지만 현미경으로 보면 울퉁불퉁한 표면입니다.
이 두 금속을 그냥 맞대면, 미세한 틈새에 "공기"가 들어갑니다. 공기는 열전도율이 최악입니다.
이 틈새를 메워서 열이 쿨러로 잘 전달되게 하는 '접착제' 역할이 바로 써멀 그리스입니다.
즉, "최대한 얇게, 빈틈없이 메우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2. 콩알(Dot) vs 펴 바르기(Spread)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CPU의 크기에 따라 다릅니다.
① 일반 데스크탑 CPU (인텔 i5, i7 / 라이젠 5, 7): "콩알(Pea)" 추천 가장 쉽고 실패 확률이 적습니다.
- 방법: CPU 정중앙에 팥알~콩알만 한 크기로 한 방울 짭니다.
- 원리: 쿨러 장력을 이용해 꾹 누르면, 압력에 의해 동그랗게 퍼져나갑니다. 기포(공기 구멍)가 생길 확률이 가장 적습니다.
- 주의: 너무 적게 짜면 모서리까지 안 덮일 수 있으니, 생각보다 약간 넉넉하게(콩알) 짜세요.
② 펴 바르기 (Spread): 고수용 동봉된 주걱이나 카드로 얇게 펴 바르는 방식입니다.
- 장점: 모서리 끝까지 완벽하게 바를 수 있습니다.
- 단점: 초보자가 하면 기포가 갇혀서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바르다가 넘쳐서 메인보드에 묻으면 닦아내기도 힘듭니다.

3. 서버 CPU (제온, 스레드리퍼)는 다르다!
서버라면 "콩알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서버용 CPU(인텔 제온, AMD 에픽)는 일반 CPU보다 면적이 2배 이상 넓고, 직사각형 모양인 경우가 많습니다.
콩알 하나만 짜면 양옆 모서리는 텅 비게 됩니다.
서버용 추천 방식: "X자" 또는 "주사위 5(Five Dots)"
- X자: 대각선으로 X자를 그립니다. 가장 확실하게 전체 면적을 커버합니다.
- 주사위 5: 주사위 5 모양처럼 중앙에 하나, 네 모서리 근처에 작게 하나씩 찍습니다.
넓은 면적의 칩셋에서는 이 방식이 빈 공간 없이 열을 식히는 정석입니다.

4. "너무 많음" vs "너무 적음"
엔지니어들 사이의 실험 결과, "적게 바르는 것보다는 차라리 많이 바르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 너무 적으면: 칩의 일부가 쿨러에 닿지 않아 그 부분만 과열되어 "쓰로틀링(성능 저하)"이 오거나 PC가 꺼집니다. (치명적)
- 너무 많으면: 쿨러 옆으로 삐져나와서 지저분해질 뿐, 온도 잡는 성능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써멀 기준)
그러니 "너무 많이 짰나?" 싶을 때 굳이 닦아내지 말고 그냥 덮으셔도 됩니다.

5. 가장 중요한 실수 (★별 다섯 개)
써멀 바르는 방법보다 100배 더 중요한 실수가 있습니다.
새 쿨러를 샀을 때, 쿨러 바닥면에 붙어 있는 "투명 보호 비닐(스티커)"을 안 떼고 장착하는 경우입니다.
이 비닐을 안 떼면 써멀을 아무리 잘 발라도 온도가 100도를 찍습니다.
조립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1위이니, 쿨러 장착 전에 바닥면을 꼭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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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멀 그리스를 잘 발라도, 애초에 쿨러의 성능이 부족하다면 소용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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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CPU는 왜 그렇게 크고 넓어서 써멀 바르기도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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